양평은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참으로 멋진곳이 아닌가?
물론 지리적으론 서울 동쪽에 있어서 더 가깝게 느껴지는지도..
지난번 소화묘원을 다녀온 후 다시 한번 더 방문해봤다.
언젠가부터 자주 찾게 된 두물머리에는 물안개가 이쁘게 피어나고 있고,
이른 시각인데도 도로에는 벌써 차들이 움직이고 있다.
날이 밝아오면서 양수리의 아침을 깨우고 있다.
예전에는 자연을 만끽할 틈이 없어서(물론 핑계다 ㅡ.ㅡ; )
물안개도 자주 보질 못했으나
이렇게 계절마다 각각의 자연현상을 눈으로보고 다시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게 너무 행복하다.
그리고 다시 하늘을 바라보니 멋진 주말 아침이라고 환하게 비추는데,
정말 한폭의 그림이 아닌가?
위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중국 당나라 시대의 왕유(王維) 시인이 생각난다.
빈 산 사람 아니 보이고
두런두런 말소리만 들린다.
석양빛 반사되어 깊은 숲 속으로 들어와
다시 푸른 이끼 위를 비추는구나
空山不見人(공산불견인)
但聞人語響(단문인어향)
返景入深林(반경입심림)
復照靑苔上(부조청태상)
중국의 시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다.
이렇게 단순하게 해석을 해놓으면 하나도 재미없다.
사실..지금도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이 작가에 대한 사전지식 이라던지,
배경을 알게되면 정말 재미있는게 또 산문이다.
시에 대한 부연설명은 아래 참조
왕유(701∼761)는 盛唐(성당, 713∼765)의 대시인이며, 화가로서 산수화에 뛰어나 남화의 시조가 되었고, 서예가로서도 이름을 날렸으며, 음악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는 독실한 불교신자였으며, 말년에 벼슬에서 은퇴하여 輞川망천 별장에서 유유자적한 생활을 보냈다. 이 별장 주변에는‘鹿柴녹채· 竹里館죽리관’등 20개의 명승이 있어 이곳을 거닐며 시를 남겼는데, 이때 지은 5언 절구 20수가 輞川集망천집에 전해져 온다. 한적한 자연을 노래했는데, 녹채도 그들 중 하나이다.
이 詩는 왕유의 후기 산수시의 대표작이며, 輞川集망천집에 실려 있는 5언 절구 20수중 4번째이다. 여기서 鹿柴녹채는 망천의 지명 중 하나다. 이 시는 해질 무렵 녹채 부근의 텅 빈 깊은 숲속의 그윽하고 조용한 경치를 묘사한 것이다.
‘空山不見人’에서 텅 빈 산이 조용하고 쓸쓸하며 아득하여 인적이 없음을 나타냈다. 이는 작가에게 널찍한 산이 텅 비어 있는 것 같이 느껴져 마치 태고의 지경과 같다는 뜻이리라.
‘但聞人語響’에서 경계가 갑자기 바뀐다. 고요한 산에 사람은 보이지 않더라도 새 울음, 풀벌레,바람, 물소리 등이 교차하면서 대자연의 소리는 사실 매우 풍부하고 다채롭다. 그러나 지금은 일체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데, 우연히 한바탕 사람소리가 들려온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들려오는 그 소리가 일순간 고요함(寂靜)을 깨뜨리고 있다. 그러나 사람 소리가 한번 지나가자 텅 빈 산은 다시 온갖 소리가 모두 조용한 상태로 돌아갔다. 그때에 텅 빈 산의 空寂感공적감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返景入深林’과 ‘復照靑苔上’에서 사람소리에 이어 깊은 숲속에 비쳐드는 햇빛을 묘사했는데, 소리(聲)에 이어 색(色)으로 넘어갔다. 깊은 숲(深林)은 본래 그윽하여 어둡고, 숲 사이 나무 아래에 있는 푸른 이끼(靑苔)에는 빛조차 들지 않는다. 그러나 저녁 햇빛이 깊은 나무숲에 비쳐들었다가 다시 숲속 푸른 이끼에 비친다고 하였다. 저녁 햇빛이 비록 미약하여 잠깐이지만 일말의 남은 햇빛이 순간 지나간 후에는 뒤이어 곧 길고 긴 그윽한 어둠(幽暗)이 계속될 것이다.
1·2구절에서 소리(聲 : 人語響)를 가지고 정경(靜景)과 공적(空寂)을 부각시키고, 3·4구절에서 햇빛(色 : 返景)을 가지고 영정(寧靜)한 유경(幽景)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
사실 왕유는 시인이고, 화가이며, 음악가였다. 이 시는 시·그림·음악(詩畵樂)의 결합이라 하는데, 소리와 색에 착안하여 텅 빈 산의 사람소리와 깊은 숲속에 비쳐드는 햇빛에서 찰라간 보여준 특유의 그윽하고 고요한 경계를 잘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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